언제부턴가 엔하위키 미러를 폐쇄한다는 떡밥이 돌더군요. 그 발단이 엔하위키 검열에 반대한다는 명목으로 생긴 엔하 위키아(enha.wikia.com : 지금은 문 닫은 위키)가 발단이 되어 이 조치를 내린 듯 합니다. 엔젤하이로 내부를 더 살펴보면 미러 폐쇄 관련 떡밥은 꽤나 오래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미러 폐쇄 건에 관해서 엔젤하이로 이용자 측에서는 미러에서 생기는 문제 때문에 귀찮으니 당장 날려버리자라는 의견에서부터 쓸만한 기능만 생기면 폐쇄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는입장이 많이 보이는 양상입니다.
일단 저는 엔하위키 미러 폐쇄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일단 엔하위키라는 곳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CC-BY-NC-SA 2.0 KR)을 준용한다는 점을 미리 밝혀둘 필요가 있겠네요. 엔하위키 측에서 미러링을 거부하겠다고 하면, 그건 자유 컨텐츠(비영리인 시점에서 자유 컨텐츠라고 하기에도 그렇지만),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의 정신을 깡그리 무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엔하위키 미러 폐쇄 문제를 저작권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가장 마음에 걸리는 문제는 미러에서 광고를 붙여두고 있다는 점인데, 사실 본관에서도 광고를 붙이고 있으니 두 쪽 모두 문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http://wiki.creativecommons.org/Defining_Noncommercial 에 있는 보고서 54쪽 Figure 10을 보면, 광고로 수익을 얻는 행위에 대해서는 창작자와 이용자의 대다수가 "명백한 영리 행위"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57쪽에서 서버 호스팅이라든지 운영 비용을 충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창작자 측에서는 100점이 명백히 영리적인 것이다라고 할 때 60점, 이용자 측에서는 75점 가량 되네요. 이 점에 대해서는 상황을 잘 모르는 데다, 애매한 측면도 있고 하니 일단 접어두기로 합시다. 이 점을 가지고 기여자가 작정하고 털면 미러 뿐만 아니라 본관마저도 털릴 위험이 있으니 NC조항을 근거로 미러링을 거부하면 그게 도리어 부메랑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죠.
이번에는 SA 문제에 대해서 논의해보도록 합시다. 동일조건변경허락이라는 조항이 카피레프트 진영에서 왜 나왔는가를 생각해보면 엔하위키의 미러링 거부가 명분이 없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카피레프트 진영에서는 자유 컨텐츠로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저작권의 포기이지만, 그것을 조금 수정하여 비자유 컨텐츠로 만들어버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GNU GPL/FDL 등의 라이선스를 통해 그렇게 되지 않도록 방지하려는 목적에서였습니다. (
http://www.gnu.org/licenses/licenses.html 참고) CC에서의 동일조건변경허락 조항도 이와 일맥상통하죠. 이 때문에 엔하위키 측에서 별도의 허가 없이는 미러링을 불허하겠다고 하면, 이는 자유 컨텐츠에 규제를 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자유 컨텐츠의 정신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게다가 엔젤하이로 운영자는 CC 라이선스 수정을 시도하기도 했군요.
http://angelhalo.org/bbs2/index.php?mid=wikinotice&document_srl=2013633에서 미러링을 막아 보겠다는 속셈인 것 같은데요, 이렇게 되면 더이상 CC가 아니라는 것이라는 CCKorea 측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
http://angelhalo.org/bbs2/index.php?_filter=search&mid=wikibbs&search_target=title_content&search_keyword=cc&page=5&document_srl=2246086)
그리고 라이선스를 바꾸려면 수많은 기여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위키백과에서 GFDL에서 CC로 갈아탈 때 FSF에서 GFDL 1.3을 내놓으면서 CC로 갈아탈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것과, 위키미디어 커뮤니티의 총의를 거쳤기에 그것이 가능했던 일이죠.
이런 엔하위키 측의 행태를 보니, 운영자의 독단으로 돌아가는 사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심각하게 듭니다. 엔젤하이로 내부를 한번 자세히 살펴보니 이용자들이 운영자를 결사옹위(?)하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았고요.
개인적으로 광고 없는 미러가 한번 나와 주면 어떨까 합니다.
엔하위키의 컨텐츠의 저작권자는 엔하위키의 기여자이며, 운영자가 저작권자인 건 아닙니다. 기여자는 저작권자로서 CC-BY-NC-SA 2.0 KR로 이용허락을 했고, 이용자들은 라이선스를 준수한다는 조건 하에서 자유롭게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철저히 CC에 기반한 미러링 서비스가 나와 준다면 엔하 본관 측에서도 문제삼을 수 없으니까요.